마퀴태그

당신 때문입니다

천인발 2023. 5. 21. 04:04

당신 때문입니다.

내가 한숨을 쉰다면 그건 당신때문입니다.
담배 두 보루값에 원고를 넘기고 돌아오는 길
그림자 길게 늘인 길에 발자욱보다 깊은 한숨이 패입니다.

내가 눈물을 흘리는 건 당신때문입니다.
오랜 불면증을 값싼 술잔에 띄우는 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주정따라 한웅큼 눈물을 쏟습니다.

사랑이 길지 못한 것은 당신때문입니다.
석자 반 가슴에 두고두고
만날날의 크기만큼 나누어야 할 사랑임에도
한철에 다 퍼내버린 빈 가슴
그 가슴을 내 죄라 돌리는 당신때문입니다.

사랑의 양으로 탓하자면 그도 당신의 앞이고
그 깊이를 물으면 또 당신이 내게 지나칩니다.
홀로남은 나는 죄가 없습니다.
떠난 것은 당신
잡지 아니한 것은 냉큼 돌아서버린 당신 때문입니다.

서린 가슴에 소나기가 나립니다.
저문 하늘에 내리는 비는 당신때문입니다.
행여 오늘에야 돌아올까,
새벽녁 창너머에 멎는 눈길.
그 눈길에 또르르 흘러내리는 눈물같은
당신의 이름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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