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퀴태그 6

당신 때문입니다

당신 때문입니다. 내가 한숨을 쉰다면 그건 당신때문입니다. 담배 두 보루값에 원고를 넘기고 돌아오는 길 그림자 길게 늘인 길에 발자욱보다 깊은 한숨이 패입니다. 내가 눈물을 흘리는 건 당신때문입니다. 오랜 불면증을 값싼 술잔에 띄우는 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주정따라 한웅큼 눈물을 쏟습니다. 사랑이 길지 못한 것은 당신때문입니다. 석자 반 가슴에 두고두고 만날날의 크기만큼 나누어야 할 사랑임에도 한철에 다 퍼내버린 빈 가슴 그 가슴을 내 죄라 돌리는 당신때문입니다. 사랑의 양으로 탓하자면 그도 당신의 앞이고 그 깊이를 물으면 또 당신이 내게 지나칩니다. 홀로남은 나는 죄가 없습니다. 떠난 것은 당신 잡지 아니한 것은 냉큼 돌아서버린 당신 때문입니다. 서린 가슴에 소나기가 나립니다. 저문 하늘에 내리는 비는..

마퀴태그 2023.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