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계시판

오늘이라는 좋은날에<0823>

천인발 2023. 6. 24. 21:54

오늘이라는 좋은날에" 
청명한 아침에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울었던 적이 있다.
햇빛에 반짝이는 바닷물결이

너무나 아름다워서였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내게 두 눈이 있어
눈부신 광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넘칠 듯이 감사해서 울음이 쏟아졌다.

매일 같은 날을 살아도
언제나 같은 하루가 아니다.
내가 살아있구나! 하는 느낌이
절절해지는 날이 있다.>

자칫 무감각하고
습관적으로 흘러갈 수도 있을 삶에서
잠자는 의식을 깨우는
치열한 그 무엇이 일어난다는 것.
분명히 감사하고도 남을 일이 아닌가.

감동으로 세차게 흔들리는 것,
열심히 생활하고, 뜨겁게 사랑하는 것,
내부에서 일어나는
어떤 변화를 감지하는 것,

생기 발랄하게 타오르는 것,
살아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벅찬 감격이 아닌가.

살아있는 일은 심장이 뛰고
생생히 호흡하고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일,
그 자체만으로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한 줄의 글귀에 감명받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들려오고,
향기로운 꽃들에 매혹되고,
좋은 느낌 좋은 생각을 향유하고,

매일 같은 길을 걸어도
늘 같은 나무의 모습이 아님을 발견할 때,
계절마다 맛과 윤기가 다른 과일을 먹고,
한 잔의 커피를 마실 때,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내가 살아있음으로 누릴 수 있는 것들,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오늘이라는 좋은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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