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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쓰는 편지<0509>pyh

봄비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려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 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봄비 찰랑대는 수문을 쏴 열고 꿈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 들에서 얼싸안고 아득히 흘러가자 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 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 일월성신 숨결 같은 빛으로 떠오르자 내게 쓰는 편지 -펌 글- 나 자신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이 조금 쑥쓰럽지만 옛날생각을 하며 젊었을 적엔 손편지를 많이 써 봤는데 올한해 도 여..

일반계시판 2021.05.08

엄마의 카네이션

어느 어버이날 한 꽃집에서는 부모님께 드릴 카네이션을 구매하러 온 손님을 맞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부녀가 가게에 들어왔는데 어린 딸이 카네이션 화분을 하나 샀습니다. 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내민 것은 꼬깃꼬깃한 지폐 몇 장과 동전이었습니다. 아마도 카네이션을 사기 위해 저금통을 털어온 것 같았습니다. 카네이션을 하나만 사니까 꽃집 아주머니가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누구 드릴 거니?" "엄마요." "아빠는? 아빠에게는 꽃 안 드릴 거니?" 그러자 아이는 같이 온 아빠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습니다. "아빠 꽃은 아빠가 사도 괜찮지?" 조금 당돌한 듯한 아이의 말에 꽃집 아주머니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아이고. 우리 아기. 아빠보다 엄마가 더 좋은 모양이구나. 아빠가 서운해하겠다..

일반계시판 2021.05.07

즐거운 하루 되세요

사람과 사람이 서로 호의적으로 주고받는 인사말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인사말이란 상대를 준중하고 행복한 삶에 대한 기원이 담겨 있기 때문에 그 시대의 시대상황이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잘 알다시피 요즘의 인사말은 “즐거운 하루 되세요.”가 대세라고 할 수 있다. 경제난이 끝없이 이어지고, 취업조차 제대로 안 되어 국민들, 특히 젊은이들의 사회적인 불만과 분노감마저 높아지며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힐링’이 유행했다. 그와 함께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는 말이 더없이 좋은 인사말이 되었다. 즐거운 하루가 되라는 인사도 훌륭한 힐링인 것이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봄 바람에 살랑이는 꽃잎을 보며 봄이 익어가는 모습들을 .. 저 만이 느끼는 그런 감정은 아니겠죠? 봄은 역시 우리들..

일반계시판 2021.05.06